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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의 작업은 회화를 기조로 다양한 장르의 작업들을 실험하고 시도해 나가며 여러 상황 속 이미지들을 익숙하지 않은 시선으로 세상에 보여준다.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과 물질의 공존 시대, 우리가 속한 사회에 대한 작가가 그려낸 에피소드들은 주위를 둘러싼 불확실하고 번잡스러움의 속력을 가늠하게 한다. 작품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돌(stone), 이끼(moss), 독수리와 달팽이(Eagle&Snail) 등. 작가는 ‘무기물 또는 인간이 아닌 것들이 감정을 가질 수 있다.’는 전제로 인간의 입장에서 정립해 온 기존의 문제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고자 하였다.
나아가 ‘인간과 돌’의 유사성에 집중하며 광물질 덩어리인 ‘돌’을 하나의 개체, 인격체로 인식하여 현대 사회의 다양한 감정과 현상 그리고 또 다른 가상의 공간을 연결하는 존재로 유추하게 했다. 작품 속 이야기를 담은 장면 그리고 상상 속 이미지들은 기괴하고 이상한 배경을 중심으로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적 인물(물질)이 등장하며 새로운 시퀀스(sequence)를 구성해 나가는 방식으로 연출된다. 여기 특정 캐릭터들의 알 수 없는 등장과 다음 장면과 나아가는 운명은 누구와 무엇을 상징화 한 것일까. 어쩌면 예고도 없이 극적으로 마주하는 ‘인간과 사회의 회복그리고 생존하기’ 순간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닐까. 그런 궁금증을 품고 바라보는 각각의 작품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 순간들과 중첩되어 상상력을 자극한다.
작가는 비극적 현실이 상상적 경계와 위험의 맞닿은 모호한 흐름을 작가는 자신 안에 존재할지 모르는 상상적 여러 정체성의 자아들로 등장시켜 실제 삶과 회화적 시선 너머의 또 다른 세계를 끄집어 연결해 나갔다. 인간 그리고 환경에 대한 다각적 시선과 양각화된 모습들은 예상치 못한 공간과 존재들의 반복되는 사건을 통해 조화시키고, 결국 시대적 혼란 속에 생존한 과감성과 탐조에 의한 왜곡성의 세계를 구현하고자 한 것이다.
이번 전시 <It will remain a figment of your imagination. 그것은 한낱 상상에 불가하다.> 는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 그리고 관객들이 현실이 아니라고 부정하기보다 그들만의 세계를 경청하듯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어쩌면 오래전부터 인간의 끝없는 상상력은 자신만의 가상세계와 예술이 가능하다고 인정하는 듯한 시선이 머물러 정의되지 않는 공간과 흐르는 시간 속에 위치하고 있는 증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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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길로 뛰어든 청년 예술가들에게 첫 개인전은 모든 소속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이름과 두 다리로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순간이다.
‘우리는 지금 그리고 미래, 더 멀리 어디로 향해 가고 있을까?’ 막연한 질문을 품으며... 오롯이 자신의 작업과 세계를 만들어 나가고자 늘 행복하지만은 않을 작업실의 외로운 밤을 매순간 홀로 견뎌야 할 것이다.
새로운 창작과 사회의 날선 질문들은 생각만큼 멋지거나 아름답지 않을 것이고, 그들의 어깨와 마음은 선택과 책임 그리고 자아 찾기라는 명목 아래 더없이 무거울 시간들이 예상된다. 부디 그 길에 아름다운 꽃길이나 도움을 준다기보다 자신이 선택한 길이 더없이 짐처럼 느껴질 때, 지금을 떠올려 수면 아래 작은 불씨 혹은 불가항력적 자신의 힘을 상기시키며 다시 일어설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친다.
이선 큐레이터